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아마 최근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고 견적을 내다 보니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반강제로 셀프인테리어에 발을 들이게 되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직접 진행한 직장인 셀프인테리어 경험을 토대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셀프 인테리어란?
셀프 인테리어는 말 그대로 인테리어를 셀프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인테리어 방식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턴키(turn key)
턴키는 이름처럼 집 열쇠를 업자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진행되는 인테리어 방식입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상담을 받고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되면 10 중 9은 턴키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예산, 원하는 디자인 컨셉 등을 기반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업체에서 공정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공사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일반 직장인으로서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턴키 방식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업체가 전체 공정을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감독 비용, 디자인 비용, 마진 비용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가장 비싼 인테리어 진행 방식입니다.
셀프 인테리어(self interior)
셀프 인테리어는 원래 인테리어 전체를 셀프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들어 타일을 깔아야 한다면, 타일 구입 부터 타일 시공까지 모두 셀프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페인트를 예로 들면, 페인트 구입, 장비 구입 부터 페인트 칠 까지 전체 과정을 본인이 직접 진행하는 것입니다.
셀프 인테리어는 기본적인 기술이 없다면 상당히 어렵습니다. 도배나 장판, 마루를 까는 것을 혼자서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 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모든 과정을 셀프로 진행하면 시간과 품도 많이 들지만 작업 결과물도 마음에 안들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여간 금손이 아니라면 셀프 인테리어는 추천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시간, 비용이 꽤 많이 들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도 충분히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 (직영 공사)
위의 두 가지 방식을 절충한 방법을 반셀프 인테리어라고 합니다. 직영 공사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인테리어에 필요한 개별 공정들을 각각 직접 섭외하고 전체 일정을 본인이 직접 짜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사 자체는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만, 디자인 일정 조율 등을 직접 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업체가 먹는 마진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통 직영 공사를 셀프 인테리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진정한 셀프 인테리어는 하는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생각보다 비용절감을 못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셀프로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면 보통 ‘직영 공사’ 또는 ‘반셀프 인테리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써 내려갈 글에서는 ‘반셀프 인테리어’를 의미하는 단어로 ‘셀프 인테리어’, ‘셀인’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셀프 인테리어 순서
셀프 인테리어 순서는 크게 10개 공정으로 구분됩니다. 아마 이제 처음 인테리어 세계에 눈은 뜬 분들은 단어 하나하나가 생소하게 느껴지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앞으로 쓸 글들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용어들이 익숙해 지실 거라 생각합니다.
철거
인테리어 첫 번째 순서는 철거 입니다
철거는 말 그대로 원래 집에 있던 것들을 철거하는 공정입니다. 공사 범위에 따라 철거 범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만 새로 하는 인테리어를 한다면, 화장실 부분만 철거하면 됩니다. 하지만 전체 리모델링을 한다고 치면, 집 내부의 모든 것들을 철거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철거 항목들은 다음 철거편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테리어를 그림에 비유한다면, 철거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새로운 종이에 그려진 것을 모두 지우고 새로운 종이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샷시(창호)
인테리어 두 번째 순서는 샷시 입니다. 샷시는 창호 샤시 섀시 등등 다양한 말로 불립니다. 샷시는 집안에 있는 유리창들을 교체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베란다, 방에 있는 유리창들을 교체하게 됩니다. 샷시는 인테리어 전체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공사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샷시만 교체해도 집이 새 집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샷시를 교체하면 단열 성능도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기능성을 중요시 한다면 샷시는 매우 중요한 공정 입니다.
목공
인테리어 다음 순서는 목공입니다. 목공은 집 안에 나무로 된 부분에 관여하는 공정입니다. 집안에 나무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재들은 천장, 벽 안쪽에 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목공 공정에서는 문, 문틀, 천장, 단열, 벽면, 가벽 등등 집의 전체적인 뼈대를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목공 기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인테리어 전체 공사의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그 만큼 목공은 매우 중요한 공정입니다.
전기
인테리어에서 목공 만큼 중요한 공정이 전기 공정 입니다. 전기 공정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공정이기도 합니다. 어떤 스위치를 눌렀을 때 어떤 조명이 켜지는지도 전기 공정에서 결정됩니다. 그리고 집의 조명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콘센트, 스위치의 위치 등도 전기 공정에서 결정됩니다.
또한, 집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도 전기 공정에서 결정될 수 있습니다. 전기 공정은 눈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집의 전기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공정입니다.
타일
인테리어에서 목공, 전기 공정 까지는 밑작업으로 분류됩니다. 타일부터는 외관 작업에 가깝습니다. 타일은 생각보다 집 안 많은 곳에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현관, 화장실, 주방, 베란다에 타일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거실, 방바닥 까지 타일을 깔기도 합니다. 타일 공정에서 화장실의 변기, 세면대, 샤워기, 욕조 같은 기물들이 설치됩니다.
타일 공정은 배수, 방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술자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타일의 배치나 배열이 잘 안맞을 경우 눈에 딱 드러나기 때문에 작업자 선택이 중요한 공정입니다.
도배
도배는 누구나 알다시피 벽면, 천장의 피부를 입히는 작업입니다. 도배도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큽니다. 그리고 도배는 사용하는 자재 종류에 따라 공사 일수가 크게 바뀌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기에도 좋은 공정입니다.
바닥
바닥은 크게 장판, 마루, 타일 세 가지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공하게 됩니다. 장판이 가장 저렴하며, 마루가 가장 실용적이며, 타일은 가장 매니악합니다. 바닥 자재를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서도 비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바닥도 비용 조절에 용이한 공정입니다.
가구
가구 공정은 싱크대, 신발장, 붙박이장 같은 제품을 제작, 설치하는 공정입니다. 가구는 한번 설치하면 교체가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가구도 자재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비용 결정에 중요한 공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필름
필름 공정은 기존에 있는 구조물에 피부를 덧입히는 공정입니다. 벽면, 천장은 도배 공정에서 피부를 입히지만, 나머지 구조물은 필름으로 피부를 덧입힐 수 있습니다. 필름 공정에서는 현관문 안쪽, 문, 문틀, 샷시 같은 구조물의 외관을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인트
페인트 공정도 기존 구조물에 피부를 덧입히는 공정입니다. 앞서 필름 공정의 공사 대상은 필름 대신 페인트 가 칠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페인트는 베란다를 칠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베란다는 결로가 발생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탄성코트, 세라믹코트 같은 특수 페인트로 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페인트는 셀프 시공이 가능하나, 탄성/세라믹 코트는 전문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셀프 시공이 어렵습니다.
정리
앞서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꼭 알아야 할 10가지 공정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 인테리어 공정에 대한 설명을 개별 공정 별로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계시거나, 이제 인테리어 세계에 눈을 뜬 분들이라면, 앞으로 진행될 글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